연립정부가 계획 중인 새로운 안에 따르면, 앞으로 환자들은 의무적으로 먼저 가정의(Hausarzt)를 방문해야 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가정의는 환자를 직접 치료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전문의에게 갈 진료 의뢰서(Überweisung)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게 된다.
목표는 중복 검사를 피하고, 꼭 필요한 환자들만 전문의 진료를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려는 취지다.
지금까지 독일 국민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왔다. 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독일은 의사 방문 횟수가 매우 많은 나라다. 그 결과 의사들은 높은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으며, 의료 시스템의 비용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환자들 역시 복잡한 의료 체계로 인해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는 이른바 ‘가정의 중심 의료 시스템(Primärarztsyste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획된 모델에는 예외도 포함되어 있다. 사전에 가정의를 방문하지 않아도 안과, 산부인과, 치과, 소아과 등은 계속해서 직접 방문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만성 질환 환자 역시 반드시 먼저 가정의를 찾지 않아도 된다.
독일 보건장관 니나 바르켄(Nina Warken)은 구체적인 법안 초안을 올여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제도는 2028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에게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1. 통합적인 건강 관리
가정의는 환자의 전체 병력과 복용 중인 약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의약품 상호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2. 더 빠른 전문의 진료
진료가 체계적으로 조정되면 불필요한 방문이 줄어들어 전문의 진료 대기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3. 의료 안내자 역할
가정의는 가장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선택하도록 돕고,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미리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위험이 있을까?
이 계획에 대해 소비자보호단체(Verbraucherzentrale)의 한 이사는 "이 시스템은 전문의 진료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가정의 진료소에 환자가 더 몰리면서, 진료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판자들은 현재도 가정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전문의들 역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이비인후과 의사협회(Berufsverband der Hals-Nasen-Ohrenärzte)는 가정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우회 과정’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 늦게 발견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많은 전문의들은 가정의가 ‘필터’ 역할을 하게 되면 환자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유럽에서는 가정의 중심 시스템이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일반적인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네덜란드다. 네덜란드에서는 가정의가 환자의 첫 번째 상담 의사이며, 많은 경우 사실상 유일한 진료 창구이기도 하다. 환자의 약 93%가 먼저 가정의를 방문한다. 대부분의 경우 가정의가 문제를 해결하며, 약 7%의 환자만 전문의에게 보내진다.
네덜란드에서는 우선적 가정의 방문이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환자가 전문의를 바로 방문할 경우 높은 본인 부담금과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의사 선택의 완전한 자유도 없다. 보통 의료보험사가 환자에게 가정의를 배정한다. 만약 환자가 직접 가정의를 선택하려면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
